화산 등반은 크게 동,서,남,북봉을 기준으로 할수 있는데
케이블카에서 내리자 마자 있는 것이 북봉이다.
내가 가고자 했단 하기정과 장공잔도는은 동봉쪽에 있고
아침에 만난 가이드 언니말로는 4개의 봉을 모두 보는것은 무리가 있으니
북봉 서봉정도만 보고 내려오는것이 좋겠다고 했었다.
그리고 실제로 화산 트래킹 리뷰를 보니
산에 열심히 다니시는 아저씨들이 4개봉을 다 보는데 4시간 정도 소요됐다고....
나의 다리와 허벅지와 심장은 운동에 적합하지 않지만, 그래도 또 우리가 아주 심약한것도 아니니
조금만 힘을내면 4봉을 다 볼수 있을꺼라는 근자감을 가지고!!!
북봉에 올라서려는데 역시 초입이다 보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사람들 제치고 다녀오는 시간이 더 걸릴듯 싶어서 여기는 하산하면서 보기로 하고 다음 목적지로 출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간중간 이정표와 전체적인 루트가 잘 나와있다.
어느정도까지 올라가다가 보고싶은 봉우리 위주로 코스를 짜서 돌아보면 되는 코스.
우리는 왠지 보고싶은것이 다 동봉에 있어 동봉쪽을 먼저 가야할것 같은 느낌이였지만.
그림상 동봉에 오르기 위해서 엄청난 오르막길이 있을것 같아서 서봉으로 방향을 틀었다.
화산을 오르기 위한 계단들은 산 자체를 깍아서 만든것 같다. 역시 중국인들 -_-
이렇게 거의 수직으로 뻗은 길이 많아서 장갑은 필수다.
그리고 역시 중국 아니랄까봐 곧곧에 빨간 리본들(?)이 휘날리고 있다.
파아란 하늘과 이 빨강색이 이루는 경치는 정말 아름답다.
남산에 사랑의 자물쇠 걸어놓듯이 곳곳에서 자물쇠를 팔고 매달아 놓고 그러는듯.
드디어 첫번째 도착지. 서봉에 다다랐다.
역시 봉우리라 그런지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자~ 남봉으로 출동!!!
서봉에는 사원(?)같은 것도 있고 불교 음악도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그에 비해 남봉은 조금 조용한 느낌~
서둘러 동봉으로 향하는 우리. 정말 다리가 후덜거리게 압권인 계단도 만나고....
멀리 보이는 하기정!
오르락 내리락 한참을 걷다보니 장공잔도 표시가 보인다!
우리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던 커플은 이곳을 그냥 지나쳐 가더라.
여기 꼭 봐야하는곳이라고 설명해주고싶었는데.....;;
한껏 기대하고 들어갔는데~ 엥이~ 못들어가게 막아놓았다.
가까이에서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입구에 찍어놓은 사진과 몸을 지탱시켜주던 로프와 나무길 자체는 남아있어서
예전에 어떤 느낌이였을지 대강 추측은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보는것 만으로도 어질어질~~ 그 위에 올라갔으면 정말 아찔할뻔했다;;
아침에 가이드 언니가 장공잔도에서 사람이 죽어서 못간다고 했었는데 그게 정말인가 보다;;
이쯤되니 볼거는 다 본것 같고, 정말 다리가 풀리고 아팠다 ㅜㅠ
동봉은 말그래도 그냥 찍고 가는 느낌으로. 사실 동봉 전망대가 따로 있었는데 시간도 그렇고
하기정은 동봉으로 향하는 길에 정말 질리게 봤다 ㅋㅋㅋ
너무작아서 애개~ 했지만 ㅋㅋ
대한항공 cf에서 봤던 그 느낌보다 훨씬 더 인상적이였다.
이제 급하게 내려가야할 시간.
거의 90도로 꺽인 완전 긴 철계단이 내 앞에 나타났다;;
소름이 확~ 돋았지만 이제와서 돌아갈수도 없고... 한칸한칸 발을 깊숙히 넣어야돼!! 라는 생각만 가지고 내려왔다.
다 내려와서 얼마나 마음이 철렁하던지 어쩌다 이 코스를 만나게됐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무서웠다 ㅜㅠ
그뒤로도 겁나 빠르게 하산을 하는데. 마음은 급하고, 다리는 계속 휘청거리고, 목은 타들어가고
한두번 미끌어지는 고비를 넘기면서 케이블카에 도착.
내려오면서 보자던 북봉은 그냥 인터넷 검색해서 보자고하면서 패스 ㅎㅎㅎ
케이블카를 탔을 때가 이미 4시 50분이 넘어있었다. 쩝;;;
왠지 화산에서 매점을 운영하실것 같은 분하고 같이 케이블카에 탔는데
우리가 불안해 하면서 4시 50분까지 내려오라고 했는데 지금 여기있다... 그러니까
그아저씨가 웃으면서 괜찮다고 위로해줬다 ㅎㅎㅎ
다시 버스를 타고 아까 그 식당에 도착하니 5시 15분쯤 ㅜㅠ
혹시나 했는데. 우리를 제외한 모든 중국인들이 버스에 타있었다 ㅠㅠ
근데 한국이였으면 정말 미안했을텐데 왠지 우리는 외국인이니까 좀 덜 미안했다(응?;;)
앉자마자 나는 또 기절. 완전 좁은 맨 뒷칸에서 갈때는 히터도 빵빵틀어줘서 정말 몸이 늘어져만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