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랑2014. 4. 21. 23:24


아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먼저 외래에 다녀오고 이틀뒤 아침.

그러니까 3월 28일. 신랑은 출근준비하고 나는 자고있었는데 7시경에 갑자기 아랫쪽에서 뭔가 흐르는 느낌이 났다.

마치 생리 시작할때 처럼. 많은양은 아니였지만....

그래서 일어나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화장실에 가봤는데 엷지만 붉은것이 속옷에 묻어있었고 소변에도 묻어나왔다.

이게 이슬인가~ 싶어서... 신랑에게 이슬같은게 나왔어~하고선 이제 몇일뒤면 폭풍이 만나겠다 하고선

혹시 몰라서 병원에 전화를 해볼라는데 갑자기 더 많은 양이 나왔고

신랑에게 병원을 가보는게 낫겠다고 일단 씻고 화장대앞에서 로션을 바르는데

정말 이건 양수가 아니라고 말할수 없을 정도의 양과 느낌으로 퍽~하고 뜨뜻한 것이 다리사이로 흘렀다 -_-

재빨리 준비해놓은 패드를하고선 엄마에게 전화하고

지난번에 양수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는 사람에게 기침을 시켜보고 나오면 양수가 맞다는 소리를 들은적이 있어서

소심하게 기침을 해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또한번 퍽~ 하고 나온다. 이런!!!!!!!! 이 새벽에 양수가 터지다니!!!! 

다행히 신랑이 출근전이여서 ㅠㅠ 신랑은 혹시모르니 출근준비를 상태로.. 나는 가방에 패드 몇개를 집어넣고 택시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으로 가는 택시안에서 배가 생리통처럼 살살 아프기 시작하는데 이게 진통인가.... 싶어서 

택시안의 시계를 지켜보는데 6분마다 아펐다. 

병동으로가서 패드를 보여주니 간호사가 이건 양수가 아닐수없다며..... 이런저런 준비를 해줬고.

가족분만실로 들어가서 링겔을 꽂고 태아안녕검사 할때 했던 폭풍이 심장박동수 체크하는 것과 자궁수축을 체크하는 기계를 배에 붙였다.

1인병실 있나요? 라는 질문에.... 다른 산모분들도 1인실을 원하셔서... 빨리 낳으면 들어갈수있다고.... ㅎㅎㅎㅎㅎ

곧이어 엄마가 달려오셨고 나는 태연하게 방을 구경하며... 신랑과 노닥거리며... 있었는데

어느순간 고통이 너무 심해져서 나는 얼굴 완전 일그러지고 수축수치(신랑과나는 고통지수라고... ㅎㅎ)가 처음엔 40에서 시작했는데 80까지 올라가더라

간호사를 불러서 무통은 언제맞을수있냐고 물어보고 의사가와서 내진을 하더니(하는 느낌도 안났다... 그만큼 많이열려있었나)

마취과 의사가와서 등에 라인을 붙여주시고 10분이면 작용할거라고 

근데 정말 너무 아팠다 ㅜㅜ  출산가방을 가져오지 않은 상태여서 신랑이 의사에게 언제쯤 나올까요~했더니

빨라도 4시라고... 집 가까우면 다녀오시라고해서 신랑은 집으로 항했고

무통주사빨이 느껴지기 시작했으나 이게 100% 고통을 없애주는것은 아니고 내 생각에는 80%정도 고통을 없애주는듯.

맞으면 하나도 안아프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나는 미간이 찌푸려질정도의 고통은 계속있었다.

의사들이 몇번 왔다갔다하면 내진을 했는데 어느순가 아랫쪽이 묵직한 느낌이 들었고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러고 얼마뒤 전공의처럼 보이는 여의사가 들어오고 다른 레지던트 의사들이 한무더기 들어오더니

나를 둘러싸고 힘주는 연습을 한다고 하길래... 뭐 벌써 하나 싶었다

요가할때 했던 동작이라 많이 익숙한 자세. 그래도 실전에오니 정신이 하나도 없고 의사의 말만 믿고 나는 계속 몇번이고 힘을 줬나보다....

그러고나서는 이제 낳을께요라고 하는데.... 뭐가 이리 빠르지? 완전 당황. 우리신랑은 어디갔어 ㅠㅠ

침대가 변신하고 이런저런 세팅을 하고 산소호흡기를 쓰니 외래를 봐주셨던 교수님이 들어오셨다.

그리고는 힘한번 줬는데 아랫쪽에서 뭔가 쓱- 돌면서 나오는 느낌. 이어서 아기의 울음소리.


오...............  

계속 응애응애 우는 아기의 소리를 들으니 왠지모를 감정이 북받쳐올라서 나는 흐느껴 울었다.

곧이어 머리에 수술모자 둘러쓰고 들어오는 신랑....

옆에서 폭퐁이 처치하는 소리. 

그리고 하얀 천에 쌓여서 얼굴만 내놓은 폭풍이가 내눈앞에 나타났다.

아이고 어쩜그리 귀엽니 우리아가......

폭풍이와 신랑. 엄마는 신생아병실로 내려가고.... 나혼자 남겨진 시간.


시계를 보니 1시가 미처 안된시간.

의사들이 정말 진행이 빨랐다고 그래서 더 아팠을거라고 하면서 1시간 40분만에 낳은거라고.....

둘째는 길바닥에서 낳을수 있으니... 예정일 전에 유도분만을 하시는게 좋을것같다는 조언까지.

몇번을 이렇게 빨리 낳을줄 몰랐어요라고... 하시면서 나머지 처치를 해주셨다.

그리고 빨리낳았다는 이유로 나는 1인실 병실을 쓸수있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Posted by 브릴리언트